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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차가버섯

약초 매니아 심마니 2007. 12. 24. 12:33
차가버섯은 살아있는 자작나무의 영양분을 먹고 자라는 버섯입니다. Inonotus Obliquus라 하는 차가버섯 균(菌)은 자작나무의 상처를 통해 자작나무 내부에 자리를 잡은 후 1~2m 길이의 뿌리를 만들어 자작나무의 수액과 플라보노이드(flavonoid) 등을 먹고 자라납니다. 자작나무 내부에서 5~10년 정도를 성장한 차가버섯은 자작나무의 껍질을 깨고 표면으로 돌출되어 나옵니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차가버섯'이란 이렇게 자작나무 껍질 바깥으로 돌출된 부분을 말하며 영양분을 저장, 보관하는 창고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차가버섯은 자작나무의 표면으로 돌출되어 나온 이후 10~20년을 더 자라납니다.

차가버섯 균이 자작나무의 상처에 침투를 한다고 하더라도 쉽게 자작나무 내부에 뿌리를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세균이 우리 몸에 들어올 경우 우리 몸은 이를 인식하여 면역체계를 이용, 세균과 전투를 벌이며 평소 면역력이 강하다면 이를 쉽게 이겨내지만 그럴지 못할 경우 질병에 걸리게 됩니다. 자작나무 또한 자신의 몸에 침투한 차가버섯 균과 치열한 싸움을 벌입니다. 자작나무는 식물의 자기보호물질인 플라보노이드를 분비하는 방식으로 차가버섯 균에 대항을 합니다. 만약 이 싸움에서 자작나무가 패배를 하게 되면 이때부터 차가버섯은 자작나무 내부에 긴 뿌리를 두고 그 영양분을 빼앗게 되며 제대로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게 된 자작나무는 그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어갑니다. 이러한 이유로 현지에서는 차가버섯을 ‘자작나무의 암'이라 부릅니다.

자작나무와의 싸움에서 차가버섯이 항상 승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평소 면역력이 강한 사람이라면 암세포가 자리를 잡기 힘들듯이 건강하게 자라난 자작나무에는 차가버섯이 자라나기 힘듭니다. 이런 이유로 산악지대에서 자라는 자작나무에서 차가버섯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차가버섯의 경우 주로 평지의 자작나무에서 발견되며 보통 수백그루의 자작나무 중 하나 정도에서 발견됩니다.

차가버섯은 간혹 자작나무 외에 오리나무, 양물푸레나무 등에서도 발견이 되지만 이것은 가치가 없어 사용되지 않습니다. 오직 자작나무에 착생하여 자작나무의 영양분을 먹고 자라난 차가버섯만이 제대로 된 차가버섯입니다. 이는 자작나무 그 자체가 러시아에서는 그 껍질을 포함한 모든 부분이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이미 자작나무의 추출성분인 플라보노이드와 자일리톨 등이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 부연설명~~~

옛날부터 러시아 민간에서는 차가버섯을 악성종양과 위장질환 등에 사용해 왔으며, 1950년대부터 국가 차원의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 집니다. 이전에는, 12세기 블라디미르 모노마흐가 차가버섯을 이용하여 자신의 입술 종양을 치료한 것과 1858년 의사 E.프로벤이 이하선암 환자를 치료한 기록, 그리고 1862년 의사 A.프루흐스트가 구순암 환자를 치료한 기록들이 남아 있습니다.

구소련의 폐쇄 정책으로 인해 러시아 내에서만 이용되던 차가버섯이 전세계에 알려지게 된 것은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인 알렉산드로 솔제니친 (Aleksandr Isayevich Solzhenitsyn) 의 소설 ‘암병동'을 통해서입니다. 1968년 발표된 ‘암병동'은 솔제니친 자신이 1950년대말 위암 말기 진단을 받고 차가버섯을 이용하여 암을 성공적으로 치료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입니다. 소설의 내용 중 일부를 인용합니다..



1991년, 해발 3000m의 알프스 산맥의 눈과 얼음 속에서 냉동 상태의 미라(mummy)가 발견되었고 학계에서는 이 미라에 대해 ‘아이스맨'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발견 직후, 연대 측정 결과 이 미라는 기원전 3,300년경의 신석기 시대 사람으로서 키는 157cm에 나이는 40대 후반으로 추정되었습니다. 10여년에 걸친 연구 끝에 아이스맨의 직업은 샤먼(shaman, 주술사)로 밝혀졌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 아이스맨이 가지고 있던 가방에서 사람을 치료할 목적의 침(鍼)과 차가버섯 덩어리 2개가 발견되었다는 점입니다.


사진은 미국과 러시아를 포함 12개국에서 발간되는 “Scientific American"이라는 잡지에 실린 아이스맨의 모습입니다. 4번째 사진의 아래 빨간색 원 안에 보이는 것이 차가버섯입니다. 5,300년 전 인류가 차가버섯을 이용하여 질병을 치료했다는 흥미로운 내용입니다.



출처 : 약초 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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